요즘 레스팅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요리 프로그램에서도 나오고, 내가 종종 즐겨보는 유튜브 먹망에서도 나온다. 또, 2주 전쯤 지인과 고깃집에서 간단히 저녁식사를 하는 상황에서도 친구의 입에서 어색하게 레스팅이란 단어가 튀어나왔다.
레스팅(resting)이란 영어 단어다. 사전을 찾아보면 "휴식(정지)하고 있는"이란 의미를 가진 형용사다. 즉, 고기를 먹기 좋게 구운 후 육즙을 고기안에 안정적으로 보존(빠져나오지 않게)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는 빵을 만들기 전 밀가루 반죽을 숙성하는 것이나 밥을 지은 후 뜸 들이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 생각하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다.
고기를 익힌 후 레스팅 과정을 거치면 열이 고기 안쪽 깊숙히 골고루 전달되고, 고기를 구우면서 부풀어 올랐던 단백질이나 지방 등의 다양한 영양성분이 다시 흡수된다. 게다가 수분이 고기 전체로 퍼지면서 고기 조직의 밀도가 향상되고, 식감과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레스팅의 과정 없이 구운 고기를 바로 먹게된다면 고기 표면으로 육즙이 흘러나오면서 퍽퍽한 식감의 고기를 맛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과연 레스팅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혹시 귀찮거나 어렵거나 하지는 않을까? 간단히 알아보자.
레스팅은 절대로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다. 요리를 못하는 아마추어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게 레스팅이다. 고기를 먹기 좋게 익힌 후 상온에서 그냥 식히기만 하면 끝나기 때문이다. 단, 고기의 종류와 두께에 따라 짧게는 2분, 길게는 10분 정도의 레스팅 시간이 필요하다.
보통 소고기 스테이크의 레스팅 시간은 약 5분에서 7분 정도가 적당한데, 고기가 두껍다면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기름종이나 호일로 감싸 놓거나 뚜껑을 덮어주면 좋다. 그럼 레스팅 시간을 조금 단축할 수 있고, 고기 표면의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만약 냉장 보관중인 차가운 고기를 꺼내 바로 굽게 되면 고기의 근육이 뭉쳐 육질이 상당히 질길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굽지 말고 상온에 약 10여분 정도 두었다가 익히는 것이 좋다. 또 불판 위에 익힌 뜨거운 고기를 바로 먹는 것보다는 접시로 가져와 식혀먹는 것이 고기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참고로 소고기뿐 아니라 돼지고기, 소시지 등 다양한 가공육을 구워먹을때도 레스팅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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