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휘센 인버터 에어컨 설치 후기

견디기 힘든 폭염과 열대야!

또다시 에어컨의 계절이 왔습니다.

 

저희 집은 에어컨 없이 살다가, 작년에는 도저히 버티기가 힘들어서 에어컨을 주문했는데, 한 달이 넘도록 설치가 힘들어서 결국은 포기를 했었어요. 그 힘든 여름을 결국 선풍기로 견뎌냈죠. 

 

그래서 올해는 작년과 같은 일을 겪지 않으려고 에어컨(LG 휘센 인버터 에어컨 FQ17V9KWCN)을 미리 주문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5월 초 주문, 6월 초 설치 완료인데요.

진공 작업 문제로 3일에 걸쳐 실외기를 두 번이나 교체했던 에어컨 설치 과정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첫째 날

설치 기사님 두분 방문해서, 위에 사진과 같이 금방 설치를 완료하긴 했습니다. 그냥 설치 기사님들을 믿고 있던 터라 설치 과정에 대해 사진도 찍지 않았어요. 

 

설치를 시작하기 전에, 예상 못했던 조립식 앵글 설치, 주름 배관 교체로 에어컨 구매 요금과는 별도로 18만 원을 요구하더군요.  현장에서 지불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앵글을 조립해서 밖에 매달아야 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창 밖에 실외기 놓는 거치대가 원래 있고, 줄자로 재보니 공간이 충분했거든요. 그리고 주름 배관 역시 의문이 들었지만 괜히 얼굴 붉히기 싫어 그냥 진행했습니다. )

 

문제는 진공 작업이었습니다. 

인버터 에어컨 설치 시 진공 작업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들었고, 에어컨 구매할 때 판매 페이지에도 포함으로 표시되어 있었거든요. 하지만 기사님은 별도의 진공 작업 없이 에어컨 설치를 끝냈습니다. "공기를 뺐으니 걱정 말라.", "가정용 에어컨은 진공 작업 안 해도 된다." 등등 의 말을 하고는 가버렸습니다. 

 

그래서, 폭풍 검색을 했습니다. 

 

인버터 에어컨 설치 시 진공작업은 필수이며 가장 중요

검색 결과 인버터 에어컨은 진공 작업 필수이고, 혹시라도 진공 작업을 하지 않았을 경우 실외기를 교체하는 것이 좋다는 정보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진공 작업 시 수치0.5 토르 이하로 떨어뜨려야 한다는 정보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생각해봤습니다. 

현 상태에서 별문제 없이 시원한데... 그냥 사용을 해도 되는데 만약에 사용 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질 건지.. 인버터 에어컨에 진공 작업이 안되면 냉방 효율이 떨어지고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데, 그 역시 누가 책임 질 건지.

 

설치 기사님 말대로 안 해도 된다고 했을 때 무조건 제 손해인데, 에어컨 구입 시 진공 작업 비용까지 포함이 되어 있는데 안 할 이유는 없겠죠. 이건 당연한 소비자의 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판매자에게 연락했고, 설치 기사가 진공 작업을 안 하고 갔으니 실외기 교체 후 진공 작업을 해달라고 연락을 했습니다. 판매자는 별말 없이 알았다고 답했고, 다시 보내주겠다고 했습니다.  

 

 

둘째 날

살짝 불쾌해서 판매자에게 기사님 변경을 요청했고, 새로운 기사님 두 분이 3일 뒤에 새로운 실외기와 위의 장비를 가지고 방문해 주셨습니다. 위와같이 연결을 해서 진공 작업을 진행해 주셨는데요. 시간은 대략 20여분 소요됐습니다. 

 

진공 작업이 끝날 무렵에 수치를 찍어 봤습니다.

그런데 수치가 -0.99, 생각했던 숫자가 아닙니다. 뭔지 모르겠습니다. 0.5 토르는 어디 간 건지, 이 기계가 아닌가.

그럼 파란 녀석인가, 그런데 이 녀석은 에러 표시.

 

뭔가 잘못되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서브) 기사님에게 여쭤봤습니다. 이 수치가 어떻게 된 거냐고, 뭘 의미하냐고.

그랬더니 (서브) 기사님은 살짝 당황해하면서 말씀을 못하시고 (메인) 기사님을 쳐다 보더군요.

구해줘! 이런 느낌으로 말입니다.

 

(메인) 기사님 역시 바로 답을 못하고, 잠시만 기다리라며, 마무리가 되면 설명해 주겠다고 하면서 얼버무렸습니다.

그리고 진공 작업이 완료된 후 수치를 사진 찍어서 문자로 보내주면서 진공 작업이 끝났다며 답변은 안 하고 떠나려고 하셨습니다. 

 

짜증이 살짝 났습니다. 

'기사님, 설명을 좀 해주세요. 제가 알기로는 0.5 토르 밑으로 떨어지는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건 뭔가요?' 

계속해서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기사님은 단위가 다른 거라며, 확인해서 알려준다고.. 잠시만 기다리라며 건물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아마도 이 사이 가시님도 폭풍 검색과 전화를 돌렸을 듯싶은데..)

 

그 사이 저는 또 폭풍 검색을 했고, 

사진에 보이는 testo 549에 대한 한국 본사의 답변을 찾았습니다. 

 

답변을 보면 testo 549는 토르 단위를 지원하지 않고, psi 압력 단위 값으로 확인을 해야 하는데, 이게 -28 ~-34 범위로 나오면 진공이 잡혔다고 볼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약 20여분 후 기사님이 올라오셔서, 본인도 처음 사용하는 장비고, 우리가 토르 값을 확인하고자 해서 빌려 온 거라 잘 모른다고.. 그렇지만 진공이 잡혔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네. 압니다. 진공 작업을 한건 저도 봤으니 믿습니다. 하지만 수치를 확인해야 진공이 완벽하게 잡혔는지 알 수 있는거 아닌가요..) 결국 첫째 날과 같은 상황의 반복인 거죠. 

 

그렇게, 기사님들은 떠나셨고, 본인들도 찝찝했는지 저녁 무렵에 연락이 와서 이번엔 LG 휘센 본사 기사님들이 바로 방문해서 진공 작업을 다시 해준다고 했습니다. 물론 실외기 교체는 안되고, 가스 재주입을 하겠다고.. 이 통화를 하는 동안 이미 1층에 다른 기사님들의 차가 도착을 했더군요.

 

하지만, 저는 거절했습니다. 그냥 판매자와 이야기할 테니 돌아가라고, 새 실외기로 교체받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내가 너무 진상인가, 이런 고민도 살짝 했습니다. 하지만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한번 설치하면 오랜 시간 사용해야 하는데, 이왕이면 완벽하게 설치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판매자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역시 판매자는 두말 안 하더군요.  

 

 

 

셋째 날

바로 다음날 오후에, 전날 방문해 주셨던 기사님 두 분이 약속도 없이 집 앞에 와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살짝 당황)

지금 새로운 실외기로 교체해 주겠다고 하셔서, 마침 집에 있었기 때문에 승낙을 하고 바로 실외기 교체와 진공 작업을 했습니다. 

 

실외기를 교체하고 역시 20여분의 진공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기사님들이 기계 사용법을 정확히 알아오셨고,  사진에서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압력 값 -29.83으로 테스토코리아에서 답변한 범위 안에 들어와 있는 걸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드디어 험난한 에어컨 설치 과정이 끝났습니다.  

 

 

에어컨 설치 때문에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내 돈 주고 설치하는데,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르면 당한다는 말이 실감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냥 알아서 잘해주면 안 되는 걸까요.

설치는 마쳤지만 찝찝함은 오래 남습니다. 

 

아무튼 에어컨의 찬바람은 쌩쌩 잘 나옵니다. 

덕분에 올여름 폭염과 열대야가 아무리 심해도 집에서 만큼은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듯합니다. 

올 여름 인버터 에어컨 구매 계획 있으신 분들은 꼭 진공 작업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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