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서 진행하는 건강검진을 받아본 적이 없다. 어렸을 때는 밤낮없이 일하다 보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받지 못했고, 나이가 좀 들어서는 해외에 거주하다 보니 받지 못했다. 그래도 나름 몸이 건강했기에 딱히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40대가 되니,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30대 후반부터는 여기저기 슬슬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제는 꼭 한번 국가건강검진을 받아야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결국 작년에 홀수년생 무료건강검진대상자 순서가 왔음에도 또 받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기간 연장이 가능했기에 올해 말까지 1년 연장 신청을 했고,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드디어 인생 첫 국가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다. 진정 인간승리다. 40대에 첫 국가건강검진 이라니 말이다.



건강검진 예약은 집 근처 내과를 검색해 가장 평이 좋은 곳을 선택했고, 2주 전에 전화로 했다. 아쉬운건 대장 내시경도 함께 받아보고 싶었으나 연말로 인해 예약이 힘들다기에 이번엔 기본 포함인 위내시경만 받기로 했다.

 

 

국가 건강검진 비수면 위내시경, 은평구 응암동

 

건강검진 예약은 아침 아홉시반. 전날 저녁식사 이후 금식을 했다. 

 

 

건강검진센터에 도착해 열을 측정한 후 신분증 검사를 마치고 잠시 대기를 했다. 이때 소변 검사가 가능한지를 묻는데 나는 좀 모아야 할 것 같아 가장 뒤로 미뤘다.

 

참고로 기상 후 첫 소변의 중간 소변이 검사에 사용하기 좋다고 한다. 그러니 웬만하면 기상 후 소변을 참았다가 건강검진 병원에서 첫 소변을 보는 게 좋다.  

 

 

이곳이 대기하는 쪽인데, 조용하게 음악도 나오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잠시 기다리니 간호사분이 와서 친절히 문진표를 작성해 주신다. 아픈데는 없는지, 술 담배는 어느 정도 하는지 등을 확인하고 위내시경 중 용종이 발견될 때 제거하는 것에 동의하는지에 대해 수락하는 서명을 한다. 

 

 

탈의실에서 검사복으로 환복을 한다. 나는 위내시경만 하기때문에 상의만 환복 했다.

 

 

환복 후 혈압 측정을 한 후 물 반 컵과 함께 맛이 상당히 좋은 약을 하나 마신다. 위 내시경을 위해 필요한 약이다.

 

이어서 체중, 키, 청력, 시력, 다시 한번 혈압 측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채혈까지 순식간에 클리어한다. 정말 몇 분 안 걸린다.

 

 

이제 긴장의 시간. 건강검진의 하이라이트. 드디어 말로만 듣던 위 내시경 검사다.

 

간호사분이 처음 먹은 약과 비슷한걸 하나 주시는데 입에 5분 정도 머금고 있다가 삼켜야 한다. 이 약은 입속을 마취하는 약이다. 또, 내시경 검사를 위해 팔에 주사를 한방 맞았다. 그리고, 몇 분 뒤 투입!

 

긴장한 상태에서 옆으로 누워 개구기 같은 것을 입에 끼면 의사분이 와서 새끼손가락 정도 굵기의 긴 내시경을 목구멍에 밀어 넣는다. 처음 목에서 넘어갈 때 두 번 정도 삼키라고 말을 하는데 이때 내시경이 쑥 들어간다. 숨쉬기가 힘들었지만 이내 숨 쉬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고 편안해진다. 누군가는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뱉으라 하는데 그냥 코와 입으로 동시에 숨이 쉬어진다. 생각보다 아프거나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구역질 때문에 찔끔 눈물이 나고 계속 침이 질질 흐른다.



신기한 건 위내시경의 공포감이 사라지니 내시경 끝이 위 안에서 움직이는 게 느껴진다. 썩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그렇게 3분여나 되었을까, 염증이 두 군데 발견되어 조직검사를 위해 긴 라인을 추가로 두 번 내시경을 통해 밀어 넣었다. 

 

위 내시경 검사는 대략 5분에서 7분 정도 소요됐고, 내시경을 빼내면 시원한 탄산 트림이 몇 번 나온다. 그리고, 입안 마취는 약 15분 정도 지나니 풀리기 시작했다. 

 

이후 바로 흉부 엑스레이를 찍고, 소변을 받은 후 인생 첫 건강검진을 끝마쳤다. 건강검진 총 소요시간은 약 50여분 정도.

 

 

건강검진을 마친 후엔 진료실에서 의사 선생님이 위내시경 사진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면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 비교적 양호한 상태지만 염증 치료는 필요해 보인다며 처방전을 써주셨다. 결국 일주일 약을 받아 들고 다음 주 다시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이다. 

 

 

국가가 진행하는 무료건강검진대상자라면 이와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비용은 없는 것 같다. 위내시경 또한 자기 부담금이 10% 있는 줄 알았는데 내역서를 보니 0이다.

 

그나저나 이 병원, 간호사 두 분이 진정 주사의 달인이다.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을 정도였다. 내 평생 이 정도로 아무 느낌 없이 맞은 주사는 처음이다. 두 분에게 각각 한방씩 맞았는데 주사를 찌르는 느낌조차 아예 없었다. 신기하다 정말. 주사맞기 힘들어하는 아기들 데려가면 딱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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